텅 빈
빨간 대리석 장식
일지 텅 빈 페이지의 설화: 항목 2개.
굴 속 저 깊숙한 곳까지... 거대한 위협을 헤치고 들어서면 웅장한 건축물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과연 내가 거기까지 들어가서 볼 각오가 된 걸까? 어차피 내겐 잃을 것도 아무것도 없으니... 게다가 이 빨간색 돌은 마치 자성이라도 있는 것처럼 날 끌어당기잖아?
에이, 될 대로 되라지! 조심성이고 뭐고 훨훨 털어버리자! 어차피 난 타락한 몸이잖아? 여기서 얼마나 더 타락하겠어? 여기서 영원토록 머물 작정이라면 먼저 대리석 아치문과 익숙해져야겠지!
안쪽 깊숙이 들어가는 건 위험을 감수할 만하다.
빨간색 대리석 아치문이 저 높이 솟아 있고, 그곳에 있는 진홍빛 교수대에 감히 대롱대롱 매달릴 작정을 한 이는 얼마 되지 않는다.
저들은 대담하다. 용감무쌍하다. 나에겐 전부나 다름없다. 교수형에 처해진 자들은 저 위의 빨간 광륜과 그토록 가까이에서 흔들거리니 스스로 행운아라 여겨야 마땅하다... 그저 웅장하다는 말밖에 안 나오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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