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헤마 - "신의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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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헤마 일지 시작. 방금 뼈뚤치를 간신히 따돌렸는데, 꼭 신이라도 된 기분이다. 위대하고 근엄한 그런 신 말고, 장난꾸러기 정령 신. 도시가 만들어지기 이전 시절의 선조들도 이러면서 살았겠지.
- 꼭 놀이에서 이긴 기분이었어. 그것도 역사상 가장 중요한 놀이에서 말이야.
- 재밌는 건 뼈뚤치도 나랑 같이 놀고 있었다는 거야. 물론 날 잡아먹기 위해 그랬던 것도 있었겠지만, 놀이를 하고 있었던 건 확실해. 본인의 과업을 즐기도록 진화한 거지. 사망 보고서 작성 같은 걸 즐길 수 있는 인간은 없을 텐데 말이지.
- 진화는 우리에게 어떤 본질적인 의미를 줬어. 목적이라고 해야 하나. 다르마, 혹은 일종의 아레테 같은 거.
- 자연 속에 의미가 있다는 얘기엔 아무도 관심을 안 가져. 몽골인들한테는 텡그리가 있지. 영원한 푸른 하늘이자, 우주의 운명과 균형을 주재하는 존재... 근데 텡그리가 카라로부터 몽골인들을 구해 줬나? 아니지. 우리 하늘은 컴컴할 뿐이야. 이제 신이 설 자리는 없어.
- 자본은 사람들에게 자연이 폭력으로 돌아가는 시장이라고 가르쳐 왔지. 자연선택은 곧 경쟁이고, 이 경쟁이야말로 진화의 핵심 원리라고 믿게 만든 거야. 자연은 상장 기업처럼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했을 때 돌아오는 반응은 냉소 뿐이지. 만물은 곧 노동이고, 적응은 곧 이윤이며, 이윤이 곧 생존이라고 다들 생각하니까.
- 이건 덫이야. 여기서 빠져나갈 길을 반드시 찾고 말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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