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예보'는 앵무새처럼 똑같은 말만 반복하며 공허한 경고음을 쏟아냅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그녀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진정으로 두려운 것은 폭풍이나 땅의 떨림이 아닌, 숨 막힐 듯 광활한 하늘 그 자체라는 것을.
일기예보의 기괴한 형상은 산산 조각난 '레인셸'의 파편들이 다시 합쳐진 모습입니다. 머리 부분의 코어는 더 이상 우산이 아닌, 어디선가 나타난 낡은 CRT TV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머리 뒤쪽에는 뒤엉킨 전선들이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고, 한때 옷에 끈적하게 달라붙었던 검은 물은 이제 흔적 없이 말라붙어 메마른 밧줄처럼 변했습니다.
육체는 부패하였지만 '일기예보'의 트랜스 능력은 '레인 셸'을 압도합니다. 산성비, 지진, 화산, 폭발, 뇌우 같은 재앙을 자유자재로 일으킬 뿐만 아니라 어떤 전조도 없이 순간이동하는 능력까지 지녔습니다.
공기, 빗물, 대지를 매개로 한 이들의 공격은 마치 진짜 천재지변처럼 순식간에 덮쳐 옵니다. 아무런 대비 없이 이 광적인 자연의 힘에 맞서 싸운다면 생존은 장담할 수 없습니다.
다행히도 '일기 예보'는 공격 직전 잠시 혼란에 빠지며 날카로운 경고음을 울려 재앙의 도래를 예고합니다. 이러한 모순적인 행동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러한 징후를 포착하고 적절히 대처한다면 위험에서 생존할 뿐만 아니라, 이들을 물리칠 수도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