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침묵자’는 마치 공중을 떠도는 빙하처럼, 광폭한 혹한의 눈보라를 두르고 있다. 끝없이 열을 집어삼키는 이 거대한 존재는 벌처가 만들어 낸 최고의 창조물, ‘엔드브링어’의 두 형태 중 하나다. - - 우주의 엔트로피가 최댓값에 이르면 모든 가용 에너지는 열에너지로 전환되고, 모든 물질의 온도는 열평형에 도달한다. 이 ‘영원한 정지와 결코 흔들리지 않는 정적’이 바로 열적 죽음이다. 장엄하면서도 침묵 속에 찾아오는 우주의 죽음이다.
"엔드브링어"는 벌처의 수장──"불을 훔친 자" 이그나 싱클레어가 창조한 거대한 인공 애니마로, 강력한 반열역학 무기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그 형상은 마치 구체 안에 억제된 채 웅크린 여섯 다리의 거인을 떠올리게 하며, 60~80미터 상공에 부유한 모습은 한눈에 봐도 빌딩을 훌쩍 넘는 위압감을 자아냅니다. 등에는 엔트로피 반응로를 실은 구조물이 탑재되어 있으며, 지면을 향해 늘어뜨린 길고 정교한 다관절 기계 팔에는 다기능 장비들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엔드브링어는 무기이자 요새이고, 불꽃이자 세상을 바꾸는 도구입니다. 가동 시 엔드브링어는 광범위한 영역의 기후를 바꿀 수 있습니다. 생명력이 강성한 변이체조차 엔드브링어가 만드는 극단적인 기후 변화를 이겨내지 못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엔드브링어의 트랜스 효과는 더욱 강력해지고 영향 범위 또한 넓어집니다. 이론상,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단 하나의 엔드브링어만으로도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