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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에이델에 남겨진 편지, 일기, 통화 기록, 그림 기록. 아카이브 화면에는 세계의 고유 용어도 담겨 있어 - 아스트라, 지맥, 트와인이 무엇인지 - 둘 다 이곳에 모았습니다.

17
문서
19
용어
27
벽화
39
아이템으로 보유

각 문서의 페이지를 읽는 순서대로 전문을 수록했습니다.

(옛) 클로비의 일기 (7쪽)

1페이지 나는 그저 꽃농부일 뿐인데, 어째서 생명을 연구해 달라는 부탁까지 받게 된 걸까? 그래도 플로라는 내게 가장 가까운 친구다... 그 아이의 기대가 느껴진다. 생명의 꽃 씨앗은 그 아이에게 정말 중요한 모양이다. ---- 플러터는 주변의 꽃과 풀을 더 잘 자라게 해 준다. 어쩌면 그 안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지도? 2페이지 잠에서 깨어나 보니, 이미 플러터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여섯 가지 형태가 모두 모여 있었다. 플로라와 몇몇 플러터가 재촉하는 바람에, 오늘의 연구를 시작했다. ---- 아차, 클로비에게 밥을 해 주는 걸 깜빡했다. 혹시 나 때문에 굶고 있는 건 아닐까? ---- 아, 클로비가 스스로 요리를 한 모양이다. 내 몫도 하나 남겨 두었다. 5페이지 모든 형태의 플러터가 주변 꽃과 풀의 성장을 돕는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저마다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붓꽃 바다의 플러터는 힘이 부드럽고 온화한 편이다. 붉은바위 고지의 플러터는 힘이 한층 더 강렬하다. 스타폴 숲의 플러터는 힘이 고요하고 은은하다. 구름 초원의 플러터는 힘이 밝고 활기차다. 청석 대지의 플러터는 힘이 잔잔하고 몽환적이다. 설산기슭 초원의 플러터는 힘이 가볍고 우아하다. ... 이 차이는 무엇에서 비롯된 걸까? 11페이지 낮과 밤, 그리고 지형의 차이는 각 구역 원소의 힘에 미묘한 차이를 만들어 내고, 그로 인해 서로 다른 형태의 플러터가 생겨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더 깊은 이유가 있는 것만 같다. ---- 요 며칠 연구에 몰두하느라 클로비와 놀아 주는 걸 잊고 말았다. 혹시 서운해하고 있는 건 아닐까? 안 되겠다. 내일은 반드시 연구를 멈추고 클로비와 함께 밖에 나가야겠어. 12페이지 문을 나서자마자, 나를 찾아온 플로라와 마주쳤다. 결국 클로비와의 외출 계획은 미뤄지고 말았다. ---- 연구는 두 해 동안 이어졌다. 마침내 플로라의 도움을 받아, 여섯 가지 플러터의 힘을 하나의 씨앗에 담아낼 수 있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 씨앗에서... 대지의 기운이 느껴진다. 플로라는 내게 고마워하며 [생명의 꽃 씨앗]을 가져갔다. 그렇다, 나는 이 씨앗을 [생명의 꽃 씨앗]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생각만큼 강한 힘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13페이지 며칠 지나지 않아, 플로라가 다시 나를 찾아왔다. 전보다 훨씬 커져 있었다... 하지만 진화한 것은 아니고, 더 강한 생명력이 느껴졌다. 분명 좋은 일일 텐데, 어째서인지 기운이 없어 보였다. ---- 플로라는 광장에 있는 토템 기둥을 가리켰다. 나는 조금 놀랐다. 설마 이 연구가 아이올로스나 이레이리 님을 위한 것이었던 걸까? 하지만 이제 와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나는 남들보다 생명을 느끼는 데 조금 더 예민한 편이고, 스스로를 '생명의 꽃농부'라 부르기도 하지만... 결국은 그저 꽃농부일 뿐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클로비와의 관계를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려 애쓰는 것뿐이다. 16페이지 클로비는 아직 다 자라지 않았는데, 나는 벌써 늙어 가고 있다. 그 아이는 생존력이 강하다. 그 점만은 조금 위안이 된다. 하지만 동시에, 마음 한구석이 무겁다. 가장 곁에 있어 주어야 할 때, 나는 그 아이를 돌보지 못했다. ---- 내 생명력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아마 머지않아 이 세상을 떠나겠지. 클로비가 이 일로 너무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만약 아이올로스나 이레이리 님께서 내 바람을 들어주신다면 내가 떠나는 순간, 그 아이 곁에 함께 있어 줄 친구 하나만 남겨 주셨으면 한다. 이 세상에 클로비를 혼자 남겨 두는 것이, 나는 두렵다.

한 통의 편지

나의 증조할아버지는 음악가였다. 그는 만물이 색을 잃었던 시대에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하지만 영혼을 치유하는 음악도 굶주림만은 이겨낼 수 없었다. 결국 그는 길 위에 쓰러지고 말았다, 한 조향사가 달콤한 꿀을 먹여 준 덕분에 겨우 깨어날 수 있었다. 그 후 그는 조향사의 부탁을 차마 거절하지 못했고, 그녀의 뒤를 이어 자신도 조향사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바람 한 점 없는 곳에 갇혀 있다고 느꼈다. ......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마침내 더는 견딜 수 없게 된 그는 있는 힘껏 달려 어느 절벽에 도착했다. 그 시절 갈매기 만은 아직 색을 잃은 땅이었고, 조화 마을처럼 수호자의 은혜를 누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크레센도 절벽에는 끝없는 강풍만이 휘몰아쳤기에, 사람들은 그곳을 ‘험준한 바람의 땅’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바로 그 황량한 땅에서, 증조할아버지는 바람 속에서 노래하는 갈매기들을 만났다. 그렇게 그들은 함께 목청껏 노래했다... 거센 바람조차 그들의 영혼을 앗아갈 수 없었다. 그들은 자유로웠다. 그들은 자유를 노래했다. ...... 또다시 오랜 세월이 흘렀다. 수호자가 대지에 초록빛을 되돌려 주었고, 갈매기 만도 다시 생기를 되찾았다. 그리고 크레센도 절벽에서, 증조할아버지는 갈매기와 트와인하여 맑고 상쾌한 바람을 타고 날며 노래했다. 그 노랫소리에서 자유의 종이 탄생했다. 그것은 자유를 가져왔고, 먼 곳으로 향하는 강한 바람을 불러왔다. ...... 증조할아버지는 조향사의 가업을 내 할머니에게 물려주었다. 그리고 마침내 진정한 자유를 얻었다. 들리는 말로는, 그는 거센 바람을 타고 자신이 가고 싶던 곳으로 떠났다고 한다. 나는 그런 그가 부럽다. ...... 반짝쵸가 바다를 건널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나와 내 동료는 늘 그렇게 생각했다. 먼 곳으로 이어지는 거센 바람이 있다면 좋겠다고. 그 바람을 탄다면, 분명 우리는 자유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 그리고 지금, 그 바람이 불어왔다.

라이트밍의 통화 기록 (5쪽)

전화 거는 라이트밍: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전화 받는 라이트밍: 여보... 전화 거는 라이트밍: 어디 갔다 왔어? 완전히 방전된 얼굴인데? 전화 받는 라이트밍: '드라이어'랑 통화했어... 말이 엄청 많더라. 전화 거는 라이트밍: ...무슨 말인지 알겠다. 전화 거는 라이트밍: 걔네 진짜 대단하더라. 그렇게 오래 버티다니. 전화 받는 라이트밍: '드라이어' 녀석도 크게 크게 대답해 주거든, 의외로 괜찮았어. 전화 거는 라이트밍: 설마 너... 전화 받는 라이트밍: 내일도 해볼까... 전화 거는 라이트밍: 넌 답이 없다. 전화 거는 라이트밍: 여보세요? 내 말 들려? 전화 받는 라이트밍: 들려. 전화 거는 라이트밍: 여보세요? 내 말 들려? 전화 받는 라이트밍: 들려. 전화 거는 라이트밍: 여보... 전화 받는 라이트밍: 잠깐. 우리 지금 코앞에 있잖아. 왜 직접 말하지 않는 거야? 전화 거는 라이트밍: 라이트밍의 옛 가르침! 전류로 소통하면 마음과 마음이 이어진다! 전화 받는 라이트밍: 마음에는 바로 닿을지 몰라도, 네 눈은 가려버리잖아. 전화 거는 라이트밍: 방금 속으로 내 욕한 것 같은데. 전화 받는 라이트밍: 귀까지 막혀서 그렇게 들렸겠지. 전화 거는 라이트밍: 있잖아, 우리 왜 한밤중에 여기서 통화하고 있는 거지? 전화 받는 라이트밍: 왜, 낮에 뇌전 나무 아래에서 줄 서고 싶어? 전화 거는 라이트밍: 그건 싫지만... 그럼 왜 지금 뇌전 나무 아래로 안 가는 거야? 전화 받는 라이트밍: 모든 라이트밍이 통화하는 걸 남들한테 들키고 싶어 하는 건 아니거든. 전화 거는 라이트밍: 응? 네가 말하는 건 누군데? 전화 받는 라이트밍: 네 털이 죄다 곤두서게 만들 수 있는 라이트밍. 전화 거는 라이트밍: 있잖아, 볼트밍 대장은 왜 뇌전 나무를 지키면서도 한 번도 전화를 안 해? 전화 받는 라이트밍: 볼트밍 대장도 전화는 해. 다만 밤에 할 뿐이지. 전화 거는 라이트밍: 왜 하필 밤인데? 전화 받는 라이트밍: 누가 엿들을까 봐 경계하는 거겠지. 전화 거는 라이트밍: 샤오오, 너도 세 갈래로 갈라진 달콤나무 열매 좋아해?! 세상에! 뇌전의 숲에서 나만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전화 거는 라이트밍: 네가 뇌전의 숲에 올 수 있으면 좋겠다! 어제 막 찾은 나무 열매를 꼭 나눠 주고 싶어! 뇌전 나무: 너는... 내... 가장 소중한... 친구야. 전화 거는 라이트밍: 응?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해! 전화 거는 라이트밍: 그래도 네 말이 맞아! 우린 한 번도 만난 적 없고, 내가 이 세상을 떠난 뒤 네가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넌 분명 내 가장 소중한 친구야! 전화 거는 라이트밍: 다른 라이트밍들은 다 내가 이상하다고 하는데, 너만은 내 친구가 되어 줬잖아. 뇌전 나무: 너는... 최고야. 너는 그저... 너라서 소중해... 전화 거는 라이트밍: 샤오오! 너 말하는 거 진짜 할아버지 같아! 하하!

<서린댕 종족 연구 보고> (3쪽)

이 커다란 귀를 가진 서린댕을 연구하기 위해, 늑대이빨 능선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의자 위의 애니모 연구원'이라 불리는 나지만, 이번만큼은 계속 운이 나쁘지만은 않을 거라 믿는다! ---- 몰래 관찰에 실패했다. 서린댕들에게 들켜 쫓기다가, 탄멍멍의 영역으로 숨어든 뒤에야 겨우 벗어났다. 그래도 덕분에 한 가지 가설이 떠올랐다. 서린댕은 단순히 경계심이 강한 것뿐만 아니라, 청각이 다른 애니모보다 훨씬 뛰어난 게 아닐까. 음... 다시 한번 시도해 봐야겠다. ---- 스물아홉 번의 시도, 전부 성공했다. 이상하게 여기서 한 번 더 하면 왠지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 들지만, 서른 번도 채 안 채워진 게 자꾸만 마음을 찝찝하게 만든단 말이지! 세인, 딱 한 번만 더 해 보자! 지난 보고서는 또 유실되고 말았다. 하지만 괜찮다. 새로운 발견이 있으니까! 역시 나는 운이 좋은 편이다! 이렇게 외진 곳까지 오지 않았다면, 이런 소문조차 듣지 못했을 테니까. 아니, 애니모 연구계의 일을 어떻게 '소문'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이건 엄연한 정보다! ---- 알고 보니 서린댕 계열과 탄멍멍 계열은 오래전부터 늑대이빨 능선의 영역을 두고 다투어 왔다. 그래서 충돌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완전히 적대적인 관계만은 아니었다. 서로 통하는 구석이 있어 몰래 친구가 되는 탄멍멍과 서린댕도 있었다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 두 계열이 한때 평화롭게 공존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소박한 방식으로 협력했다... 한쪽은 얼음 기둥을 만들고, 다른 쪽은 불꽃으로 그것을 녹여 동굴 속 담수를 확보했다. 그뿐만 아니라, 탄멍멍 계열의 강자는 불꽃으로 지하 강의 표면을 녹이고, 서린댕 계열의 강자는 동굴 안의 매서운 한기를 흡수해 물을 길으러 온 탄멍멍이 얼어붙지 않도록 도왔다. 하지만 이런 협력은 이제 먼 옛날의 이야기가 되었다. 지난 보고서는 역시 또 유실되고 말았다. 어쩔 수 없다. 강자에게 도전하던 빙참랑과 마주치는 바람에, 목숨을 걸고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괜찮다. 이번에도 새로운 발견이 있으니까! ---- 빙참랑은 거의 모두가 강자가 되고자 하며, 끊임없이 도전을 걸고 그만큼 상처도 많이 입는다. 그들은 계속되는 전투 속에서 의지를 갈고닦으며, 설휘랑으로 진화할 계기를 찾아간다. 한 빙참랑의 상처를 치료해 주는 과정에서 새로운 정보를 얻게 되었다. 알고 보니 서린댕 종족 안에서는 가장 강한 설휘랑에게 '라이카스'라는 이름이 주어진다고 한다. 음... 이름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칭호에 가깝다. ---- 이번 연구 여정은 유난히 순조롭다! 여러 차례의 시도 끝에 어린 빙참랑 한 마리와 트와인에 성공했고, 그 덕분에 종족의 장로에게서 '라이카스'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서둘러 기록해 두어야 한다! ...아차, 연구 노트에 더 쓸 종이가 없다.

백 년의 약속 (4쪽)

구석에 숨어 노래하기를 좋아하는 풀풀달, 별하늘과 먼 곳을 동경하는 소년 론... 고독한 두 영혼이 만나 더 이상 외롭지 않게 되었다. 다만 백 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기도, 또 너무 길기도 했다. 안녕이란,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작별을 의미한다. 구석에 숨어 노래하기를 좋아하는 풀풀달, 별하늘과 먼 곳을 동경하는 소년 론... 고독한 두 영혼이 만나 더 이상 외롭지 않게 되었다. 다만 백 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기도, 또 너무 길기도 했다. 안녕이란,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작별을 의미한다. 구석에 숨어 노래하기를 좋아하는 풀풀달, 별하늘과 먼 곳을 동경하는 소년 론... 고독한 두 영혼이 만나 더 이상 외롭지 않게 되었다. 다만 백 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기도, 또 너무 길기도 했다. 안녕이란,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작별을 의미한다. 구석에 숨어 노래하기를 좋아하는 풀풀달, 별하늘과 먼 곳을 동경하는 소년 론... 고독한 두 영혼이 만나 더 이상 외롭지 않게 되었다. 다만 백 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기도, 또 너무 길기도 했다. 안녕이란,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작별을 의미한다.

갸고일 동굴 벽화

갸고일, 아머누니, 갸갑파이어가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편, 투구누니와 바이티는 바닥에 누워 잠들어 있고, 바이티 한 마리가 투구누니의 투구를 물고 있다... 한쪽에는 고대 문자를 사용해 기록을 남기는 기록자의 모습도 보인다. 어쩌면 아주 먼 옛날, 투구누니와 바이티 계열은 서로 사이좋게 지냈을지도 모른다.

갸갑파이어의 탄생 벽화

오래전, 붉은바위 고지의 산맥이 들끓듯 요동치고 대지가 거세게 흔들리면서, 이곳에 살아가던 애니모 종족은 멸망의 위기를 맞이했다. 그때 갸면뇽 한 마리가 산꼭대기로 향했다. 온몸이 타들어 가는 고통을 견뎌내며, 맹렬한 화염 속에서도 홀로 피어있던 화염꽃을 삼켰다. 그 이후 산맥은 다시 평화를 되찾았지만, 갸면뇽의 몸은 피처럼 붉게 타올랐다. 그리고 그날 이후, 맹렬한 화염을 내뿜는 전설의 갸갑파이어로 거듭났다.

트러플 헌터 노인의 노트 (4쪽)

1페이지 안개가 매우 짙어서 안개빛 열매를 두드려야 겨우 길을 찾을 수 있다. 다행히 경험이 많아서 그라스 킹이 묻혀 있는 곳은 피할 수 있었다. 그 녀석은 몸집도 크고 성격도 사납다. 누가 자기 휴식을 방해하는 걸 가장 싫어한다. 지난번에 너무 가까이 갔다가 하마터면 덩굴에 묶일 뻔했다. 안 되겠다. 좀 더 멀리 도망가야겠다. 26페이지 트러플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누가 내 구역에 끼어들어 판을 치고 있는 건가? 좋지 않아. 뭔가 방법을 찾아야겠다. ...... 이상하다. 구매자는 값을 더 쳐주는데, 물량은 전혀 나아지지 않는 것 같다. 안개숲의 애니모들이 갑자기 식욕이라도 늘어난 건가? ...... 아주 잘됐군. 삑삑초 한 마리를 밟았다 -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 그게 최악인 줄 알았다. 아니었다. 떨어진 자리에 대여섯 마리가 더 있었다. 그 뒤로 몇 분 동안 헝겊 인형처럼 이리저리 튕겨 다녔다. 들리는 거라곤 그 끔찍한 합창뿐이었다. 한 마리씩 차례로 - 꼭 나를 비웃는 것처럼. 솔직히? 이렇게 짜증 난 건 정말 오랜만이다. 그래도 마침내 땅에 닿았을 때는. 그래, 기분 좋더라. 행복이란 정말 상대적인 거였다. 30페이지 구매자가 값을 잘 쳐주니... 운을 좀 더 시험해 봤다. ...... 모험은 좋아한다 - 하지만 살아 있는 게 더 좋다. 대체 어디로 들어온 거지? 여긴 뭔가 이상하다. 모든 게 어딘가 뒤틀려 있다. ...... 정신을 잃었다. 그래도 깨어나 보니 팔다리는 다 붙어 있었다 - 그거면 됐지. 내가 본 그건 뭐였을까? 비명을 지르는 유령 같은 건가? ...... 세상 모든 것에는 천적이 있는 모양이다. 위치햇풀들이 귀를 막고 몸을 웅크리는 걸 보니... 그래, 거짓말은 안 하겠다. 속이 시원했다. 그 끔찍하게 비명 지르는 유령 흉내를 내며 날 골탕 먹인 것에 대한 앙갚음이다. ...... 그런데 솔직히, 그라스 킹이랑 삑삑초 친구들은? 노래 실력이 형편없다. 게다가 듀엣으로 부른다. 고통도 두 배다. ...... 그래도 자기들은 무척 즐거워 보인다. 나야 상관없다. 그냥 마주치지 않게 피해 다니면 되니까. 39페이지 이번엔 트러플이 많지 않았다 - 그래도 구매자는 불평하지 않았다. 곧 안개숲에서 떠난다고 한다. 더 먼 곳으로 간다고. 떠나기 전에 노래를 한 곡 불러 주겠다고 했다. 고맙다는 뜻으로. 알고 보니 그는 트러플 구매자만이 아니었다. 조향사만도 아니었다. 가수이기도 했다. ...... 노래가 끝날 때까지 버티지 못했다. 후회는 없다. 이제야 알겠다 - 그와 그라스 킹의 삑삑초 무리가 다들 안개빛 열매 화환을 두르고 있는 이유를. 트와인하지 않아도, 그 목소리는 어디서든 알아들을 수 있다. ...... 언젠가 나는 이곳을 떠나겠지. 그것만은 확실하다. 하지만 어쩌면... 내 뒤에 올 누군가가 이곳으로 돌아오는 길을 찾아낼지도 모른다. - <完> -

<조향사의 회고록> (3쪽)

<스무 살> 내 스무 살 생일은 풀풀달과 함께 보냈다. 안개숲이 드물게 맑았던 그날, 우리는 늘 만나던 그곳에서 만났다. 풀풀달은 항상 그 자리에 몸을 파묻고 숨어 있었는데, 나 말고는 아무도 불러낼 수 없었다. 우리는 오늘 함께 생일을 축하하기로 오래전에 약속했었다. 안개숲의 모두들! '마성의 이중창'의 위력을 맛보아라! ... 모여서 음악 모임을 열고 있던 위치햇풀들이 모두 귀를 막고 도망쳐 버렸다. 역시 나와 풀풀달의 노래가 한 수 위였던 모양이다! ... 구경하기 좋아하던 라라에그도 도망쳤다. ... 주변을 둘러보니 삑삑초조차 한 마리도 남지 않았다. ... 역시, 우리의 노랫소리가 안개숲 전체에 울려 퍼진 게 틀림없다! 물론, 다들 우리가 부른 게 '생일 축하 노래'라는 건 알아채지 못했겠지만. ... 사실 나는 생일 축하 노래도, 생일 자체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음치여서, 늘 사람들에게 놀림받았으니까. 하지만 풀풀달과 함께 노래하면, 안개숲의 모두가 싫어한다 해도 즐겁다. 그래서 다음 생일이 기다려진다. 다음 생일도, 그다음 생일도, 또 그다음 생일도... 모두 풀풀달과 함께 보내고 싶다! <서른 살> 생일을 보낸 뒤, 나는 풀풀달과 함께 풀밭에 누웠다. 나는 무척 행복했다. 풀풀달이 가장 좋아하는 트러플을 나눠준 것도 기뻤지만, 그보다 더 기쁜 소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상단에게서 들은 이야기였다. 그들은 목소리 향수를 만드는 데 뛰어난 전설의 조향사를 만났다고 했다. 내가 그토록 바라던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드디어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이 기쁜 소식을 풀풀달에게 들려주었다. 역시나 풀풀달도 무척 기뻐했다. 하지만 그 일 때문에 내가 한동안 떠나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듣자, 어쩐지 시무룩해진 것 같았다. ...... 풀풀달이 몸을 흙 속에 파묻은 채 나오려 하지 않았다. 나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썩 잘 부르지 못하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곁에서 함께 있어 주었다. ...... 우리는 별빛 아래서 스르륵 잠이 들었다. 아직 헤어지지도 않았는데, 우리는 벌써 다시 만날 날의 이야기를 꿈꾸고 있었다. <쉰 살> 나는 안개숲으로 돌아왔지만, 이곳에는 더 이상 '늘 만나던 그곳'이 없었다. 풀풀달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 모든 것이 색을 잃어버렸다. 늘 시끌벅적하던 삑삑초들도 자취를 감춘 것 같았다. ... 나는 미궁 유적의 입구에 서서, 무서운 노래로 나를 어질어질하게 하는 위치햇풀들을 기다렸다. 하지만 남은 것은 고요함과 황폐함뿐이었다. ... 20년 전, 나는 친구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서둘러 먼 곳으로 떠났다. 노래를 못 부르는 나 자신에게서 도망치고 싶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아름다운 목소리를 갖고 싶다는 꿈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손에 들린 이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바라보고 있자니, 오히려 서툰 노랫소리와 함께했던 그날들이 그리워진다. ... 나는 이곳에 누운 채 떠나지 못하고 있다. 기억 속의 모든 것이 사라져 버렸고, 이제는 더 이상 '그곳'이라 부를 수조차 없는 이 옛 장소만이 여전히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풀풀달도 있다! 풀풀달은 분명 어딘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플로리안 공주와 일곱 울먹팡 (5쪽)

제1장 공주 얼마 전, 자연을 사랑하던 조화 마을의 작가 아르만은 곰그림자 숲 깊은 곳에 이르렀다. 그곳에서 그는 온화하면서도 강인한 플로리안 공주와 여섯 마리의 울먹팡을 만났다. 그는 크게 놀랐다. 이곳에는 사나운 드리미 계열이 자리하고 있었고, 그들은 늘 주변의 이웃들을 더 먼 곳으로 떠나게 만들곤 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본 끝에, 아르만은 공주와 울먹팡들이 머무는 곳에 작은 꽃싹 한 그루가 자라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 꽃싹에서는 은은한 향기가 퍼져 나왔고, 그 향은 눈처럼 서늘하면서도 어딘가 행복을 머금고 있었다. 심지어 드리미 계열은 그 꽃싹에는 쉽게 다가오지 않는 듯 보였다. ’정말 다행이야.’ 아르만은 생각했다. ‘자연은 아름다운 존재들을 언제나 보살펴 주는 걸까?’ ... 그리고 아르만은 자신 또한 하늘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울먹팡은 그가 유일하게 트와인할 수 있는 계열이었기 때문이다. 트와인한 뒤, 그는 플로리안 공주 곁을 지키는 일곱 번째 울먹팡이 되었다. ... 그리하여 곰그림자 숲에는 플로리안 공주와 일곱 울먹팡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아르만 역시 그 숲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제2장 화이트 타워 얼마 지나지 않아, 아르만은 조화 마을로 돌아와 곰그림자 숲에서 본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주었다. 사람들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 기묘한 꽃싹 이야기에 모두 마음이 들떴다. 특히 조향사들은, 아이올로스의 바람을 타고 곧장 곰그림자 숲 깊은 곳으로 날아가 그 꽃을 직접 보고 싶어 했다. ... 조향사들은 향기를 두른 채 노래를 부르며, 들뜬 마음으로 곰그림자 숲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곳에, 꽃싹을 지키듯 우뚝 솟은 향수 공방을 세웠다. 공방의 꼭대기에서는 향기가 바람을 타고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조향사들의 손길 속에서 꽃싹은 날마다 더 무성하게 자라났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덩굴은 한 마리 울먹팡에게 [가시]의 힘을 깨닫게 했다. 로즈펜서는 플로리안 공주에게 수호와 충성을 맹세했다. 그 마음은 참으로 아름답고, 순수한 인연이었다. ... 얼마 지나지 않아, 플로리안 공주 곁에는 일곱 명의 강인한 로즈펜서가 모이게 되었다. 여섯이 아닌, 일곱. 그들은 마침내 푹자곰과 맞설 수 있을 만큼의 힘을 지니게 되었고, 울먹팡 계열에 하나의 이름으로 남게 되었다... '일곱 어쌔신'이라 불리는 존재로. 제3장 다과회 아마도 조화 마을 사람들의 '꽃차 문화'에 영향을 받은 것일까, 플로리안 공주 역시 꽃차의 맛을 좋아하게 되었다. 게다가 모여드는 울먹팡이 점점 늘어나자, 플로리안 공주는 다과회까지 열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잘 들려주기로 이름난 작가 아르만은 공주의 다과회에 자주 초대되는 손님이 되었고, 울먹팡들과 조화 마을 사람들을 잇는 다리가 되었다. ... 조화 마을의 조향사들은 여전히 기묘한 꽃싹을 피우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아직 완전히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그들은 새로운 꽃을 하나 만들어냈다... 바로 '몽환 장미'였다. 조향사들은 아르만에게 부탁해 그 몽환 장미의 씨앗을 플로리안 공주에게 전하게 했다. ... '일곱 어쌔신'이 곰그림자 숲을 가로지르며 빠르게 달려 나가자, 몽환 장미의 씨앗은 숲 곳곳으로 떨어져 흩어졌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자, 이곳에는 하얀 꽃들이 곳곳에서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 꽃들은 드리미들이 더욱 쉽게 깊은 잠에 빠지도록 만들었다. 시간이 흐르자, 이곳은 울먹팡들에게 더 이상 위험한 장소가 아니게 되었고, 하얀 꽃들은 산과 들을 가득 뒤덮었다. 제4장 행복 만개 댄스 어느 평범한 봄날, 플로럴파의 조향사들은 신비한 꽃싹의 덩굴이 화이트 타워를 휘감으며 자라게 했다. 조화 마을 사람들은 울먹팡들의 버팀목이었고, 울먹팡들은 조화 마을 사람들을 지켜 주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아르만은, ‘행복이란 결국 이런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했다. ... 이러한 행복은,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플로리안 공주의 힘을 일깨웠다. 공주는 흩날리는 꽃잎과 향기로운 공기 속에서,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깃든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 춤은 모두를 행복에 잠기게 했고, 사람들은 서로 영원히 헤어지지 않기를 소망하게 되었다. ... 그리고 그 춤 속에서, 신비한 꽃싹 또한 마침내 꽃을 피웠다. 어쩌면 눈꽃 장미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힘을 지닌 꽃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환호했고, '곰그림자 숲'이라는 이름을 대신해 이곳을 '로즈타워 숲'이라 부르게 되었다. 그러나 눈꽃 장미는, 가장 아름답게 피어 있던 바로 그 순간에 시들어 버렸다. 제5장 꽃과 가시 대지가 크게 흔들리고, 만개하던 꽃들은 시들어 갔다. 눈꽃 장미와 몽환 장미의 보호를 잃은 숲은 곧 혼란에 빠졌다. 모든 드리미와 푹자곰이 잠에서 깨어났고, 그들은 숲 곳곳에서 사납게 울부짖으며 서로 부딪치고 날뛰었다. 더 이상 평온은 존재하지 않았다. ... 조화 마을 사람들은 로즈타워 숲을 황급히 빠져나왔다. 그들은 일부 울먹팡을 데리고, 본래의 보금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이 세상에 울먹팡의 존재가 이어지기를 바라며, 플로리안 공주는 많은 울먹팡을 조화 마을의 동료들에게 맡겼다. ... 아르만은 다른 이들과 함께 떠나지 않았다. 그는 '일곱 어쌔신' 중에서도 '헤드 어쌔신'이었기 때문이다! 플로리안 공주를 위해 싸우지 않고 물러설 수 없었다. 하지만 눈앞에서 동료들이 하나둘 쓰러져 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을 때, 그는 자신의 무력함을 깊이 원망했다. 그때, 플로리안 공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르만, 이제 쉬어라. 너는 이미 충분히 해냈다." 그리고 그는, 공주가 그 익숙한 '행복 만개 댄스'을 추는 모습을 보았다. 울먹팡들은 다시 조금의 힘을 얻어, 가시 미궁으로 몸을 피했다. 플로리안 공주는 어린 공주를 아르만에게 맡기고, 그대로 영원히 쓰러지고 말았다. ... 그날, 아르만의 마음속에 피어 있던 눈꽃 장미도 완전히 시들어 버렸다.

<램프젤리의 전류 언어 연구 노트>

대박, 램프젤리가 깜빡이는 전류 패턴에서 규칙을 찾아낸 것 같다. 램프젤리는 전류로 서로 대화하는 걸까? 램프젤리의 전류에는 길고 짧은 두 가지 상태가 있는데... 긴 전류 신호는 ━, 짧은 전류 신호는 .로 기록해 보자. ① ━ 나 ② . 너 ③ ━ ━ . 이야기하다 ④ ━. 스토리 ⑤ ━.. 듣다 ⑥ .━ 수분 보충 ... 이 전류는 램프젤리의 생각일까? 아니면 생각이 눈에 보이는 형태로 표현된 거라고 해야 하나? 문득 예전에 어떤 학생이 트와인 후에도 램프젤리와 소통하기 어렵다고 보고했던 기억이 떠오르네. 이건 엄청난 발견이야! 안 되겠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관찰해야겠어... 들키지만 않으면 좋겠는데.

<조울꽃 관련 연구>

강풍에 휩쓸려 설산에서 떨어졌지만, 운 좋게도 푹신하고 탄력 있는 털뭉치 위로 착지했다. 역시 나야, 행운의 애니모 연구원 세인! ---- 주변 풍경을 보니 이곳은 눈기슭 초원이 분명하다. 전에도 한 번 와봤던 곳인데... 어딘가 조금 달라진 느낌이다. 특히 저 꽃이 시선을 확 사로잡네. 예전에는 훨씬 더 짙푸른 빛이었는데, 지금은 은은한 금빛이 감돈다. 게다가 엔젤멍의 수도 눈에 띄게 늘어나서 거의 꽃을 에워싸고 있는 수준이다. 이것이 꽃의 생태가 변하게 된 원인일까?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조사해 볼 가치가 있을 것 같다. ---- 흑흑... 실수로 우울 안개에 스치는 바람에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엄청난 우울감에 사로잡혀 버렸다. 하지만 덕분에 뜻밖의 발견을 해냈지! 나는 저 꽃에 붙여주기로 했다. 음... '희비꽃'이 딱이겠어. 이보다 더 찰떡같은 이름은 없을걸, 왜냐하면...

세인의 메시지

친애하는 독서 친구 클로비에게. 애니모 연구원으로서, 너에게 몇 가지 당부를 전해야겠다고 생각했어. 싹크랩을 기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거든... 사실 어떤 애니모를 돌보는 일이든 간단하지는 않지만 말이야. 먼저, 싹크랩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부터 알아두면 좋겠어. 1. 게심초 게심초란 싹크랩의 머리 위에 달린 작은 꽃봉오리를 말해. 이건 싹크랩이 태어날 때부터 몸에 기생하는 존재로, 광합성을 통해 양분을 공급해 줘. 그래서 싹크랩은 낮에 활동하는 걸 좋아하고, 특히 몸을 흙 속에 묻은 채 햇볕을 쬐는 걸 무척 좋아해. 그렇게 하면 훨씬 건강해지거든. 2. 평생 단 한 마리의 짝 싹크랩은 매우 순정적인 애니모라서, 평생 단 한 명의 짝만을 가져. 머리 위의 게심초(작은 꽃봉오리)는 그 짝과 얼마나 달콤한 관계인지를 나타내. 즉, 네 싹크랩 친구 머리 위에 꽃이 피어났다면 축하해. 곧 귀여운 싹크랩 한 쌍이 생길 거고, 어쩌면 앞으로 수많은 새끼 싹크랩들까지 만나게 될지도 몰라. 주: 싹크랩의 꽃이 피면 다른 이성 싹크랩들은 자연스럽게 멀리해... 아마 싹크랩들은 감정적으로 꽤 결벽한 성향인 것 같아. 다음으로는, 싹크랩과 올바르게 지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 1. 때리거나 혼내는 건 절대 안 돼. (물론 네가 그럴 사람은 아니라고 믿어.) 2. 싹크랩이 기운 없어 보일 때는 곁에 있어 주고, 위로와 격려를 해 줘야 해. (싹크랩은 의외로 달래기 쉬운 편이야.) 3. 만약 싹크랩이 자기 몸을 아주 깊숙이 묻어버렸다면, 그건 꽤 심각한 상태야. 우울해진 걸 수도 있으니 반드시 바로 도와줘야 해. 마지막으로, 나는 조화 마을을 떠나 꽃바다 모래로 가 볼 생각이야. 그곳에는 신기한 램프젤리가 있다고 들었거든. 네 집에 머물렀던 시간은 정말 즐거웠어. 함께 영웅 소설 이야기를 밤새 나누던 날들은 영원히 기억할 거야.. 나는 밤에 떠나기로 했어. 네 이별의 슬픔이 조금이나마 옅어지길 바라면서... 나 자신의 슬픔도 함께. 우리는 분명 다시 만나게 될 거야. 너의 사흘간의 친구, 애니모 연구원 세인

<수상한 롬본이 관찰 일기>

어라? 맑은 날에도 나타나는 롬본이가 정말 있었잖아! MIMO를 꾸준히 확인하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칠 뻔했다. 많은 애니모 연구원들이 알다시피 롬본이는 '빗속의 가수'라는 별명처럼, 보통은 비 오는 날 해안가 근처에만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데 내 눈앞에 있는 이 롬본이는 특별하다. 무려 맑은 날에 나타났으니까 말이야.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는게 분명해! 제대로 파헤쳐 봐야겠다. ---- 롬본이가 유난히 가십을 좋아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그 열정만큼은 진짜 인정해 줘야 한다니까. 원래 습성까지 거스르며 맑은 날에 머물러 노래하는 이유가, 고작 뭉게양의 러브 스토리를 구경하기 위해서였다고? 아니, 단순히 구경만이 아니라, 목청껏 노래까지 부르고 있다. 이 롬본이는 우아한 몸짓으로 노래하고 있지만, 노랫소리에는... 어딘가 짓궃게 놀리는 듯한 뉘앙스가 묻어난단 말이지. ---- 큰일 났다! 내 삑삑초가 갑자기 합창을 시작해 버렸네. 들킨 건가?! 롬본이가 이쪽으로 날아오고 있어...

청석 대지의 궤도

아주 오래전, 데굴굴들은 대지를 누비며 좋은 돌공을 찾아 청석 대지로 옮기곤 했다. 그중 한 데굴굴이 유난히 품질 좋은 돌공 하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 돌공을 밀며 산을 넘어 청석 대지로 돌아가려 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산 정상에 가까워질 때마다 돌공은 데굴굴을 태운 채 아래로 굴러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이곳에는 산 정상을 향해 곧게 뻗은 기묘한 산길이 생겨났다. 그러던 어느 날, 대지가 뒤흔들리고 산등성이가 무너져 버렸다. '산길'의 흔적이 새겨진 암벽 한 조각이 청석 대지로 떨어져 내렸고, 그것만이 당시의 일을 전하는 유일한 증거로 남게 되었다. 이후 몇몇 데굴굴이 이 '산길'을 발견하고는, 천연 레이싱 트랙으로 여겨 그 위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세월이 흐른 뒤, 이 거대한 바위는 순수한 청색에 물들었고, 그 안에서는 한 송이 암석꽃이 피어났다. 그 꽃은 잘못된 곳에서조차 피어나는 생명과 희망을 상징하고 있었다.

<바다 위 보물은 어디에> (9쪽)

1페이지 바다로 나선 첫날, 정말 두근거려! 헤헤, 전설 속 바다의 보물들아! 내가 간다!!! - 무려 닷새나 공을 들인 끝에, 드디어 노련한 선원에게서 바다의 보물 이야기를 하나 캐냈다. 아주 오래전, 대지가 한 번 산산이 부서지면서 수많은 보물이 바다에 가라앉았고, 그렇게 주인을 잃은 바다의 보물이 되었다고 한다. 짜자자자짠! 드디어 우리 바(보)다(물) 탐(수)험(색)가(대)가 탄생했다! 난 원래 운이 좋은 편이라, 이번에도 분명 가득 싣고 돌아올 거야! 2페이지 쓰레기를 잔뜩 건져 올렸다. 오늘도 해양 환경 보호에 기여한 셈이다 :) 그래도 나, 헤이스는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 우리는 무인도를 하나 찾아 쓰레기를 묻어버렸다. 배는 정말로 가득 찼다. 9페이지 위대한 해양 모험가 헤이스의 세 번째 바다 원정이다! - 늘 그렇듯 늙은 선원을 취하게 만들었고, 기묘한 정보를 하나 알아냈다. 붓꽃 바다 습지는 원래 아페이로행 항로가 있는 작은 항구였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항로가 사라졌고, 항구도 버려졌다. 그 뒤 또 한 번 지진이 일어나 항구는 바닷속으로 가라앉았고, 그곳은 습지가 되었다. 예전에는 아페이로의 모험가들이 붓꽃 바다에 상륙해 짐을 내리고 보급품을 채웠다고 한다. 나는 그 광경을 직접 볼 기회가 없었다. - 폭풍 속으로 들어갔지만, 무사히 빠져나왔다! 말했잖아, 운이 좋다고! 13페이지 선단이 보기 드문 짙은 안개에 휘말렸다. 닻도 망가졌다. 하필 밤이다. 이번엔 정말 끝일지도 모른다. 내 운도 여기까지인 걸까? - 책 몇 권은 바다에 버려야겠다. 바다에 쓰레기를 남기게 되어 미안하다. 하지만 이 책들만큼은 내 유품으로 발견되게 둘 수는 없어. 14페이지 등대! 등대다! - 드디어 뭍에 올랐다! 역시 나는 운이 좋아! 등대에 가서 꼭 한 번 끌어안아 줘야겠어! (책 괜히 버렸네... 내 절판 보물책!) 15페이지 내 '신기한 등대'의 정체는 램프젤리였다! 진짜 등대보다 더 신기하다! 세상에,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램프젤리라니! 아이올로스께 맹세코, 이 녀석은 내 마음속 단 하나뿐인 등대다! 23페이지 이번 항해도 무사히 마쳤다. 다시 꽃바다 습지에 도착해 내 신기한 등대를 끌어안았다. 녀석은 여전히 아주 열정적이다. 나는 또 온몸이 찌릿해졌다. - 작별 인사에도 나름 의식이 있네! 전류가 반짝이는 모습도 참으로 아름답다. 역시 내 신기한 등대답다! 다음에 또 보자! 기다려! (이건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약속이겠지? 그렇겠지?) 33페이지 다시 왔다. 나는 내 '신기한 등대'를 한눈에 알아봤다. 헷갈릴 리가 없지. - '등대 등대 신기한 등대'라고 부르며, 또 한 번 힘껏 끌어안았다. 녀석도 마음에 드는지 전구가 빠르게 반짝였다. 온몸이 또 찌릿했다. 99페이지 바다의 모험가 헤이스의 마지막 항해 기록이다. ...그래, 아마 이번이 정말 마지막일 것이다. 배가 빠르게 가라앉고 있다. 이번에는 바다에 버릴 쓰레기도 없다. 이제 그런 짓을 할 나이는 지났다 :) 유일하게 아쉬운 건, 내가 전기를 만들어낼 수 없다는 점이다. 내 신기한 등대는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하니까.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너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그렇게 바다가 좋은 건가, 아니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건가. 이제는 답을 알 수 없겠지... 하지만 나는 사실 이미 답을 알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미안하다, 나의 신기한 등대. 이번에는 정말 먼 곳으로 간다. 너도 너만의 길을 찾아 떠나길 바란다. 나를 너무 오래 기다리지는 말아줘.

눈꽃 장미 연구 노트 (6쪽)

연구 개시 1일차 기록자: 조향사 안파·플로럴파 기분: 흥분 과정: 1차 관찰 및 향기 채집을 진행했다. 결과: 기묘한 꽃싹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짙은 눈꽃 향을 발산하며, 5% 이하의 달콤한 향이 섞여 있다. 특이 사항: 꽃싹의 덩굴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있어 접촉 시 쉽게 상처를 입을 수 있다. ... 연구 개시 21일차 기록자: 조향사 켈란·블렌드파 기분: 평온 과정: 기묘한 꽃싹의 향기를 다른 향과 혼합했다. 결과: 향의 확산성이 강해 쉽게 퍼지므로, 안정제를 추가해야 한다. 특이 사항: 아르만이 내 꽃차를 훔쳐 가는 바람에, 오늘 연구 시간은 2시간 단축되었다. 연구 개시 43일째 기록원: 조향사 안파·플로럴파 기분: 우울함 과정: 온도, 토양 등 조건을 변경하여 신비로운 꽃모종을 성장시킴. 결과: 신비로운 꽃모종에 변화가 있었으나, 2배 크기로 자란 후 성장이 멈춤. 특이사항: 영감이 고갈되어 휴식이 필요함. ... 연구 개시 50일째 기록원: 조향사 안파·플로럴파 기분: 기쁨 과정: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신비로운 꽃모종을 성장시킴. 결과: 신비로운 꽃모종은 행복한 이야기를 들을 때 비교적 빠르게 성장함. 특이사항: 여울 노래 도시에서 온 부부가 우연히 이곳에 들렀다. 두 사람은 우리의 향수 제작 기술에 흥미를 느껴 당분간 머물기로 했다. 나는 조스를 눈여겨보고 있었지만, 그는 아무래도 블렌드파 쪽에 더 관심이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모니샤 쪽을 한번 설득해 봐야겠다. 연구 개시 99일째 기록원: 조향사 안파·플로럴파 기분: 평온 과정: 신비로운 꽃모종이 자유롭게 성장하도록 둠. 결과: 신비로운 꽃모종이 행복한 분위기 속에서 꾸준히 성장 중. 특이사항: 울먹팡 한 마리가 신비로운 꽃모종 덩굴의 '가시' 힘에서 무언가를 깨달은 듯, 로즈펜서로 진화했다. ... 연구 개시 106일째 기록원: 조향사 켈란·블렌드파 기분: 평온 과정: 신비로운 꽃모종의 향기와 더 많은 종류의 향기를 혼합하는 실험. 결과: (다음에는 해독에 주의해야 할 것). 특이사항: 모니샤와 조스의 아이가 태어났다. 딸이다. 모니샤는 아이의 이름을 '리샤'라고 지었다. 조스의 리프램 친구가 리샤를 무척 좋아하는지 조화 마을의 연못에서 달려와 리샤에게 붙어 지낸다. 연구 개시 117일째 기록원: 조향사 안파·플로럴파 기분: 매우 기쁨 과정: 새로운 신비로운 꽃모종 씨앗 육성 결과: 신비로운 꽃모종 씨앗 육성 실패 특이사항: 뜻밖에도 몽환 장미의 꽃씨를 육성하는 데 성공했다. 어쩌면 앞으로 울먹팡들이 드리미 종족의 침입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지도 모른다. ... 연구 개시 180일째 기록원: 조향사 세실리아·허니파 기분: 기대됨 과정: 특별히 할 일 없음 결과: 특별히 할 일 없음 특이사항: 온 산을 뒤덮은 몽환 장미가 수많은 허니버드를 불러들였다. 곧 내가 활약할 날이 올 것 같다. 연구 개시 566일째 기록원: 조향사 조스·플로럴파 기분: 기쁨 과정: 눈꽃 장미 육성 보조 결과: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플로리안의 춤이 눈꽃 장미를 피워내는 데 성공했다. 특이사항: 신비로운 꽃모종의 정식 명칭이 '눈꽃 장미'로 변경되었다. ... 연구 개시 910일째 기록원: 조향사 모니샤·플로럴파 기분: 복잡함 과정: 눈꽃 장미의 산물을 원료로 전설의 향수 연구 결과: 수많은 실패 끝에 성공 확률이 높은 배합법을 도출했다. 특이사항: 나와 조스는 고향이 그리워졌다. 전설의 향수를 완성하고 나면, 여울 노래 도시로 돌아가자. 재앙이 시작되었다. 눈꽃 장미가 시들었다. 나와 조스는 전설의 향수를 완성하지 못했다. 우리는 여울 노래 도시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다. 그렇다면, 완성하지 못한 이 향수를 '고향'이라고 부르자.